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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잔디
1930년대

새 잔디

최남선 · 1930년대
-잔디의 하소연- 반가운 옛 얼굴은 다 어디로 가 계신고, 모처럼 뜨는 눈에 보이나니 설으신 낯 올에도 또 속았에라 옛 꿈 그려 하노라. -사람의 대답- 꿈이건 아니거니 그는 이미 지난 일을, 만난 제 반가움만 서로 일러 보옵세라, 사라져 없는 자최야 찾아 무삼 하리오. -다 풀어서- 덧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 들으신가, 탐탐이 모인 곳에 꽃이 피고 술 고이니, 매양에 이럴 양이면 아무렇다 어떠리.

주석

하소연 억울하거나 안타까운 사정을 하소하여 늘어놓음. 여기서는 봄마다 새로 돋는 잔디가 옛 벗을 못 만나 푸념하는 형식이다.

설으신 낯 '서투른·낯선 얼굴'. '설다(낯설다)'에서 온 말로, 익숙지 않은 새 얼굴을 이른다.

올에도 '올해에도'의 준말.

덧 있는 '덧없지 않은' 곧 사라지지 않고 오래가는·영원한 것을 이른다. '덧없다'의 반대 의미.

탐탐이 '탐탐하다(흐뭇하고 정답다)'에서 온 말로, 다정하고 흐뭇하게 모인 모양.

심상·해설

봄마다 새로 돋는 잔디가 옛 벗을 못 만나 하소연하고, 사람이 지난 일은 잊고 만남의 반가움만 누리자 답한다. 덧없음 속에서도 꽃 피고 술 익는 지금을 누리자는 잔잔한 위안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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