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밥버레
1900-1910년대

밥버레

최남선 · 1900-1910년대
너희는 개백장은 되어도 「밥버레」는 되려하지 마라 너희는 거름장사는 되어도 「앵무새」는 되려하지 마라 너에게 밥먹으라 입주신 하늘께서 손과발도 주시되 입하나 주시면서 손발은 둘씩주신이치 아니모르나 먹기도 적게하는 말지 많이 하지 아니할 것이로되 할수가 있는대로 손과발 놀리기는 쉬지 아니하여서 주먹힘 튼튼하게 많거든 지구라도 때려부숴버리고 발길질 뻣뻣하게 잘하거든 월중계도 보기좋게 걷어차 아까운 일평생을 공연히 옷밥씨름 하는데 쓰지마라 그러면 거름장사 개백장 되는편이 또한 나으리로다。

주석

밥벌레 일은 하지 않고 밥만 축내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이 시의 핵심 비판 대상이다.

앵무새 남의 말을 제 생각 없이 그대로 흉내 내는 사람을 빗댄 말. 주체 없이 따라 하기만 하는 무리를 가리킨다.

월중계(月中桂) 달 속에 있다는 전설의 계수나무. '발길질로 달 속 계수나무를 걷어차라'는, 거침없이 큰일을 해내라는 기개의 표현이다.

심상·해설

입만 놀리는 밥벌레·앵무새가 되지 말고 하늘이 준 손발을 부지런히 써서 지구를 부수고 달의 계수나무를 걷어찰 만큼 힘차게 일하라는, 우렁찬 노동 예찬과 자강의 외침이 떠오른다.

낭독 지시

Style: 타이르듯 힘주어 또박또박, '되려 하지 마라' 후렴은 다그치듯, 기개를 말하는 대목은 우렁차게.

최남선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