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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1930년대

남한산성

최남선 · 1930년대
남한산성(南漢山城) 인심(人心)에 쌓지 않고 흙덩이에 쌓은 성(城)이 일 있는 다른 날에 얼마 긴(緊)히 씌웠던가 남한(南漢)의 정축년(丁丑年)만을 비극(悲劇)이라 하리요. 서장대(西將臺) 무엇을 잊지 말꼬 남의 원수 아니니라 내 힘이 모이면 살고 갈라지면 넘어짐을 또 한번 이 다락에서 깨치게 함이니라. 무망루(無忘樓) 서장대(西將臺) 넓은 안계(眼界) 백만대병(百萬大兵) 기를랐다. 홍다시(弘多時) 오던 길로 풍우(風雨)같이 되들어가 보일 것 못 보였으니 땅도 무색(無色)한지고. 〈자유신문(自由新聞)?〉

주석

남한산성(南漢山城) 경기도 광주에 있는 산성. 병자호란 때 인조가 피란하여 청군에 맞서다 항복한 곳.

정축년(丁丑年) 1637년.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나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항복한 해.

서장대(西將臺) 남한산성 서쪽의 지휘대(장수가 군대를 지휘하던 높은 대). 수어장대(守禦將臺)라고도 한다.

무망루(無忘樓) '잊지 말자'는 뜻을 담은 누각. 병자호란의 치욕과 효종의 북벌 의지를 잊지 않으려는 뜻이 서려 있다.

안계(眼界)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범위, 시야.

홍다시(弘多時) 병자호란 때 청군이 드나든 길목·지명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며, 적이 쳐들어왔다 물러간 통로를 뜻한다.

심상·해설

병자호란의 치욕이 서린 남한산성을 거닐며 서장대와 무망루에서 역사를 곱씹는다. 흩어지면 무너진다는 교훈과, 적이 비바람처럼 물러간 길목을 바라보는 비장함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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