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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네 나는
1900-1910년대

모르네 나는

최남선 · 1900-1910년대
밥만먹으면 배가부름을 모르네나는 물만마시면 목이축임을 모르네나는 해만번하면 세상인줄을 모르네나는 돈만많으면 근심없는줄 모르네나는 벼슬만하면 몸이귀함을 모르네나는 지식만많으면 마음맑음을 모르네나는 우리구함과 우리찾는것 이뿐아닐세 여러가지다 모두긴하고 중요로우나 값절더한것 또있는줄을 아나모르나 밥과마실것 돈과벼슬은 어찌못해도 낙과영화와 몸과목숨은 이러바려도 나의자유는 보전할지며 차차올지니 자유한아만 자유한아만 갖지못하면 그의세상은 아무것없고 캄캄하리라 하늘우에서 내려다뵈는 모든영화를 다줄지라도 아니바꾸네 나의자유와 따뜻한자유 있는곳에만 생물이살고 해가또이고 별이돌아서 목적이루네 자유이자유 발길끊어서 볼수없으면 두려움장막 근심휘장이 내몸을덮고 가시손가진 모진마귀가 내등을밀어 즐거움에서 걱정속으로 잡아가두고 편한안에서 곤한밖으로 밀어내치네 그럴때에는 밥은헤지고 물은마르고 해가빛없고 돈이힘없고 낙이감퇴고 영화살아져 지식이설어 소리지르며 탄식하리라 통곡하리라 발광하리라

주석

종요롭다 없어서는 안 될 만큼 매우 긴요하고 중요하다.

영화(榮華) 몸이 귀하게 되어 누리는 영광과 호화로움.

휘장(揮帳) 둘레를 빙 둘러치는 천. 여기서는 근심이 사람을 에워싸는 모습을 비유한다.

심상·해설

밥·돈·벼슬·지식 그 무엇보다 값진 것이 자유임을 거듭 외치는 계몽기 신체시. 자유를 잃으면 두려움의 장막과 마귀의 손에 끌려 캄캄한 세상에 갇혀 통곡하고 발광하리라는, 자유의 절대성을 향한 비장한 부르짖음.

낭독 지시

Style: '모르네 나는'을 후렴처럼 또박또박 되풀이하며 점점 힘을 싣고, 끝의 '통곡하리라 발광하리라'는 격하게 내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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