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1910년대
가을 뜻
쇠한버들 마른풀 맑은시내에
배가부른 흰돛달아 가는저배야
세상시비 던져두고 어느곳으로
너혼자만 무엇싣고 도망하나냐
나의 배에 실은것은 다른것없어
사면에서 얻어온바 새소식이니
두문동속 캄캄한데 코를부시는
산림학자 양반들께 전하려하오。
주석
두문동(杜門洞) 고려가 망하자 충신들이 절개를 지켜 벼슬을 마다하고 들어가 숨었다는 골짜기. 세상과 담을 쌓고 은둔함을 빗댄 말이다.
산림학자(山林學者) 벼슬을 마다하고 시골에 묻혀 글만 읽던 선비. 여기서는 새 시대를 외면한 채 낡은 학문에만 매인 양반을 비꼰 것이다.
심상·해설
가을 시냇가에 쇠한 버들과 마른 풀을 배경으로 새 소식을 실은 돛단배가 떠가는 풍경을 빌려, 두문동에 갇힌 낡은 학자들을 일깨우려는 계몽의 뜻을 담담히 띄워 보낸다.
낭독 지시
Style: 강 위에서 말 건네듯 또랑또랑하게, 둘째 연은 새 소식을 전하듯 의기양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