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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에게서 소년에게
1900-1910년대

해에게서 소년에게

최남선 · 1900-1910년대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무 것 두려움 없어, 육상(육상)에서, 아무런 힘과 권(권)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진시황), 나파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조그만 산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 작은 섬, 손뼉만한 땅을 가지고, 고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 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 이리 좀 오너라, 나를 보아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의 짝 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길고 넓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은 우리와 틀림이 없어, 작은 시비, 작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조따위 세상에 조 사람처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소년배)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너라 소년배 입 맞춰 주마.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주석

나파륜(拿破崙) 나폴레옹의 한자 음역. 진시황과 더불어 인간 세상 최고의 권력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들었다.

소년배(少年輩) '배(輩)'는 무리를 뜻하는 말로, 여기서는 새 시대를 짊어질 소년들을 가리킨다. 낮춤이 아니라 정겨움이 담긴 호칭이다.

심상·해설

태산도 바윗돌도 부수고 진시황·나폴레옹마저 굴복시키는 거대한 바다의 힘이 우렁차게 밀려오다가, 오직 순진한 소년들만은 품에 안으며 새 시대를 향한 희망을 활짝 연다.

낭독 지시

Style: 파도가 몰아치듯 우렁차고 호기롭게, 의성어는 부서지듯 굴리고, 소년을 부르는 끝 연만 다정하게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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