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1910년대
파주문월
하늘에 달 생긴 지 얼마나 된고
내 이제 잔 멈추고 한번 묻노라
사람은 밝은 저 달 잡지 못하되
도리어 달이 사람 따라오도다
맑기는 나는 거울 단궐(丹闕)에 단 듯
푸른 안개 스러지자 더욱 빛나네
해 지자 바다로서 뜸은 보아도
밤 새자 구름 속에 숨김 몰랐네
주석
파주문월(把酒問月) '술잔을 잡고 달에게 묻는다'는 뜻. 이백(李白)의 같은 제목 시를 최남선이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단궐(丹闕) 붉게 칠한 궁궐 문, 곧 천제(天帝)가 사는 하늘의 궁궐을 가리킨다.
백토(白兔) 달 속에 산다는 흰 토끼. 옛 전설에서 불사약을 절구에 찧는다고 한다.
항아(嫦娥) 남편의 불사약을 훔쳐 먹고 달로 달아나 홀로 산다는 전설 속 달의 여신.
심상·해설
이백의 「파주문월」을 옮긴 시로, 술잔을 멈추고 달에게 그 나이를 묻는다. 잡을 수 없으나 늘 사람을 따라오는 달, 안개 걷히면 더욱 빛나는 그 맑음을 응시하며 자연과 시간 앞 인간의 무상을 명상한다. (원전에는 이백의 한시 원문이 함께 실려 있다.)
낭독 지시
Style: 달을 우러러 술잔을 든 듯 유장하고 그윽하게, 행마다 넉넉히 쉬며 읊되 마지막 두 행은 잔잔한 바람처럼 여운을 남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