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깨진 벼루의 명
다 부서지는 때에 혼자 성키 바랄쏘냐,
금이야 갔을 망정 벼루는 벼루로다,
무른 듯 단단한 속은알 이 알까 하노라.
주석
명(銘) 기물에 새겨 그 뜻을 기리거나 경계로 삼는 글. 제목은 '깨진 벼루를 두고 새긴 명'이라는 뜻이다.
성키 '성하게', 곧 온전하고 멀쩡한 상태를 뜻하는 옛말.
속은알 겉은 금이 갔어도 속은 변치 않는다는 뜻으로, '속은 (오직 아는 이만) 안다'는 의미.
심상·해설
금이 가 깨진 벼루 하나를 손에 들고 들여다보는 장면. 겉은 부서졌어도 단단한 본질은 그대로라는, 변치 않는 속내가 만져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