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봄 못
같은 봄은 왔다니
잎만 수북 떠 있다
헐고 외인 못물가
내가 서서 볼 때다.
물에 드는 그림자
어울리며 흔든다
세도 못할 물소용
물 면드로 솟군다.
채 솟구도 못하여
솟구다는 삼킨다.
하건대는 우리도
이러하다 할소냐.
바람 앞에 풍겨나
제자리를 못 잡아
몸을 한곳 못 두어
애가 탈손 못물아.
한때 한때 지나다
가고말 것뿐이라
다시 헌된 세상에
안정 밖에 있겠나.
주석
물소용 물이 빙빙 도는 소용돌이를 뜻하는 옛 표현.
할소냐 '하겠느냐'에 해당하는 옛 의문형 어미.
심상·해설
봄이 와도 잎만 수북이 떠 있는 헐벗은 못가, 솟구쳤다 삼켜지는 물소용돌이가 덧없이 흔들리는 인생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