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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때
1920년대

사랑의 때

김억 · 1920년대
첫째. 어제는 자취도 없이 흘러갔습니다, 내일도 그저 왔다가 그저 갈 것입니다, 그러고, 다른 날도 그 모양으로 가겠지요, 그러면 내 사람아, 오늘만을 생각할까요. 즐거운 때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고운 웃음도 잠깐 동안의 꽃이지요. 때는 한동안 기쁨의 꽃을 피웠다가는 두르는 동안에 그 꽃을 가지고 갑니다, 곱고도 설건마는 때의 힘을 어찌합니까, 그러면, 내 사람아, 오늘만을 생각할까요. 즐거운 때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고운 웃음도 잠깐 동안의 꽃이지요. 둘째. 물은 밤낮으로 흘러내리고 산은 각각(刻刻)으로 무너집니다, 세상의 곱다는 온갖 것들은 나날이 달라지며 사라집니다. 그러면, 내 사람아, 우리는 사랑과 함께 춤을 출까요. 아름다운 이 세상의 사랑에 몹쓸 때가 설움의 종자를 뿌립니다, 이 종자의 움을 따서 노래 부르면 도리어 사랑을 모르던 옛날이 그립습니다. 그러면, 내 사람아, 우리는 사랑도 그만두고 말까요.

주석

각각(刻刻) 시각마다, 시시각각. 시간이 끊임없이 흘러가며 모든 것이 변해 감을 강조하는 한자어이다.

종자(種子) 씨앗. '설움의 종자'는 흐르는 세월이 사랑 위에 뿌려 놓는 슬픔의 씨를 비유한 것이다.

심상·해설

어제도 내일도 자취 없이 흘러가고 물과 산마저 시시각각 변해 가는 가운데, 잠깐 피었다 지는 꽃 같은 사랑을 두고 오늘을 붙잡으려는 애틋함과 덧없음이 함께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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