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가을 거리에서
가을 거리에서
지난가을 낙엽(落葉) 위에
남겨둔 환상(幻想)의 그림자를
추억(追憶)의 그날을
또다시 찾아보려
나는 헤맸어라
낙엽(落葉)의 거리를
아 그러나
때는 갔어라
섧게도 때는 갔어라
영원(永遠)히 영원(永遠)히 그때는
모든 것은 옛인 듯하나
애달픈 적막(寂寞)이
그 위를 떠돌 뿐이어라
주석
환상(幻想) 현실에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그리는 일.
거름자 '그림자'의 옛 표기·방언.
적막(寂寞) 고요하고 쓸쓸함.
심상·해설
낙엽 쌓인 거리를 다시 찾아 지난가을의 추억과 환상을 더듬어 보지만, 영영 가버린 그때 위로 애달픈 적막만이 맴도는, 세월의 무상함이 가을빛에 스며든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