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연 1
내 어린날!
아슬한 하늘에 뜬 연같이
바람에 깜박이는 연실같이
내 어린날! 아슨풀 하다
하늘은 파—랗고 끝없고
편편한 연실은 조매롭고
오! 흰 연 그새에 높이
아실아실 떠놀다 내 어린날!
바람이러 끊어지던 날
엄마 아빠 부르고 울다
히끗 히끗한 실낫이 서러워
아침 저녁 나무밑에 울다
오! 내 어린날 하얀옷 입고
외로이 자랐다 하얀 넋 담고
조마조마 길가에 붉은 발자옥
자옥마다 눈물이 고이였었다
주석
아슨풀하다 '아슴푸레하다'의 옛말. 기억이나 형상이 또렷하지 않고 희미함을 뜻한다.
조매롭고 '조마롭다(조마조마하다)'의 방언형. 마음이 불안하고 조마조마한 상태.
실낫 실낱. 가느다란 실 한 오라기.
심상·해설
파란 하늘 높이 아슬아슬 떠 있다 끊어져 버리는 흰 연, 그 실낱을 올려다보며 나무 밑에서 우는 하얀 옷차림 아이의 외로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