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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따라 갔더니
1920년대

꿈을 따라 갔더니

김동환 · 1920년대
꿈을 따라갔더니 옛날의 터전이 보이고요, 호박넝쿨 거두던 따님도 보입데다. 꿈을 따라갔더니 어릴 때 놀던 금잔디벌이 놓이었구요, 도라지 캐러 다니던 마을 색시도요. 나는 어찌도 반가운지 꿈 같아서 휘파람으로 고요히 따님을 부르니 그는 호박넝쿨을 안고 달아나고요, 색시를 따르니 도라지괭이를 던지고 돌아섭데다. 아하 옛날은 가고요 꿈만 깃구요, 이 꿈조차 마저 간다면 나는 어쩌리.

주석

따님 여기서는 '아가씨, 처녀'를 정겹게 이르는 말.

금잔디벌 금빛으로 물든 잔디가 깔린 넓은 들판.

도라지괭이 도라지 뿌리를 캐는 데 쓰는 작은 괭이.

심상·해설

꿈길을 따라 닿은 옛 고향에서 호박넝쿨 거두던 처녀를 부르자 손에 든 것을 던지고 달아나 버리는, 붙잡을 수 없는 지난날을 그리는 아련한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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