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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명
1930년대

묘비명

김영랑 · 1930년대
생전에 이다지 외로운 사람 어이해 뫼아래 비(碑)돌 세우오 초조론 길손의 한숨이라도 헤어진 고총에 자주 떠오리 날마다 외롭다 가고 말 사람 그래도 뫼아래 비돌 세우리 '외롭건 내 곁에 쉬시다가라' 한되는 한마디 삭이실난가

주석

묘비명(墓碑銘) 무덤 앞 비석에 새기는 글.

뫼 '산' 또는 '무덤'을 뜻하는 옛말. 여기서는 무덤.

초조론 '초조한'의 옛 표기.

고총(古塚) 오래되어 허물어진 옛 무덤.

삭이실난가 '새기실 건가'의 옛 표기. 비석에 글을 새겨 넣을 것인가.

심상·해설

평생 외롭게 살다 간 사람의 무덤 앞에 비석을 세우며, '외롭거든 내 곁에 쉬다 가라'는 한 맺힌 한마디를 새겨 길손의 한숨마저 머물게 하는 쓸쓸한 정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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