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물 보면 흐르고
물보면 흐르고
별보면 또렷한
마음이 어이면 늙으뇨
흰날에 한숨만
끝없이 떠돌든
시절이 가엽고 멀어라
안쓰런 눈물에 안껴
흐튼닙 싸힌곳에 빗방울드듯
느낌은 후줄근히 흘러흘러가것만
그밤을 홀히앉으면
무심코 야윈볼도 만저보느니
시들고 못퓌인꽃 어서떠러지거라
주석
흰날 환히 밝은 날, 대낮.
안껴 '안기어'의 옛 표기.
흐튼닙 '흩은 잎', 곧 흩어진 잎.
빗방울드듯 '빗방울 듣듯'의 옛 표기. '듣다'는 물방울 따위가 떨어진다는 뜻.
심상·해설
물처럼 흐르고 별처럼 또렷하던 마음이 어느새 늙어, 한숨으로 떠돌던 지난 시절을 가엾게 돌아보며 홀로 야윈 볼을 만지는 깊은 밤의 비애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