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떠러져버린날
나는 비로소 봄을여흰 서름에 잠길테요
오월(五月)어느날 그하로 무덥든 날
떠러져 누은 꽃닢마져 시드러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뻐처오르든 내보람 서운케 문허졌느니
모란이 지고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말아
삼백(三百)예순날 한양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있을테요 찰란한슬픔의 봄을
주석
여흰 '여읜'의 옛 표기. 잃은, 이별한.
보람 여기서는 모란에 걸었던 보람·희망과 그 보람찬 마음을 뜻함.
한양 '늘, 한결같이'를 뜻하는 옛말.
찬란한 슬픔의 봄 모란이 피는 기쁨과 지는 슬픔이 하나로 어우러진 역설적 표현. 이 시의 핵심 구절.
심상·해설
뚝뚝 떨어지는 모란과 함께 봄을 여읜 설움에 잠겼다가도, 다시 모란 필 봄을 한 해 내내 기다리는, 기쁨과 슬픔이 하나로 어우러진 찬란한 기다림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