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가을 1
어제는 아리땁게도 첫 봄의 꽃봉오리가
너의 열락(悅樂) 가득한 장미의 뺨 위에
웃음의 향기를 피우며 떠돌았으나,
오늘은
쓸쓸하게도 지는 가을의 낙엽이
너의 떨며 아득이는 가슴의 위에
어린 꿈을 깨치며, 빈 듯이 흩어져라.
주석
열락(悅樂) 기쁘고 즐거움. 마음에 차오르는 큰 기쁨.
아득이는 '아득해지다, 정신이 아뜩해지다'에서 온 표현으로, 가슴이 막막하고 어지러워지는 모양.
심상·해설
어제 장미 같은 뺨에 피던 봄꽃이 오늘은 가슴 위에 지는 낙엽이 되어 흩어지듯, 봄에서 가을로 바뀐 무상한 시간의 낙차가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