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그대는 호령도 하실 만하다
창랑에 잠방거리는 흰 물새러냐
그대는 탈도 없이 태연스럽다
마을 휩쓸고 목숨 앗아간
간밤 풍랑도 가소롭구나
아침 날빛에 돛 높이 달고
청산아 보아라 떠나가는 배
바람은 차고 물결은 치고
그대는 호령도 하실 만하다
주석
창랑 푸른 물결(滄浪). 맑고 푸른 강물이나 바닷물을 이르는 한자어다.
날빛 햇빛, 날의 빛. '아침 날빛'은 아침 햇살을 가리킨다.
탈 사고나 변고, 또는 병. '탈도 없이'는 아무 일도 없는 듯 멀쩡하게라는 뜻이다.
심상·해설
간밤의 사나운 풍랑을 가소롭게 여기듯, 아침 햇빛에 돛을 높이 달고 청산을 향해 당당히 떠나가는 배의 의연하고 호기로운 기상이 시원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