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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1930년대

땅거미

김영랑 · 1930년대
가을날 땅검이 아름픗한 흐름 우를 고요히 실리우다 훤뜻 스러지는것 잊은 봄 보랏빛의 낡은 내음이뇨 임으 사라진 천리(千里)밖의 산(山)울림 오랜세월 시닷긴 으스름한 파스텔 애닯은 듯 한 좀 서러운듯 한 오! 모도다 못도라오는 먼— 지난날의 놓친마음

주석

땅거미 해가 진 뒤 어스레한 동안, 또는 그때의 어스름.

아름픗한 '아렴풋한, 흐릿한'의 옛 표기.

훤뜻 '언뜻, 문득'의 뜻으로 쓰인 옛말.

임으 '이미'의 옛 표기.

시닷긴 '시달린'의 옛 표기.

심상·해설

가을 저녁 어스름이 아렴풋이 흐르다 언뜻 스러지는 순간, 잊은 봄의 보랏빛 냄새와 아득한 산울림처럼 돌아오지 못할 지난날의 마음이 으스름한 파스텔빛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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