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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920년대

밤

정지용 · 1920년대
눈 머금은 구름 새로 흰달이 흐르고, 처마에 서린 탱자나무가 흐르고, 외로운 촛불이, 물새의 보금자리가 흐르고... 표범 껍질에 호젓하이 쌓이여 나는 이밤, (적막한 홍수)를 누워 건늬다.

주석

새로 사이로. '새'는 '사이'의 준말이자 옛 표기.

호젓하이 호젓이. 고요하고 쓸쓸하게.

적막한 홍수 고요 속에 흘러넘치는 어둠과 밤을, 소리 없이 차오르는 홍수에 빗댄 표현.

심상·해설

눈을 머금은 구름 사이로 흰 달과 탱자나무, 외로운 촛불이 잇따라 흐르고, 표범 가죽에 호젓이 싸인 채 적막한 어둠의 홍수를 건너는 깊은 밤의 고요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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