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산소
서낭산ㅅ골 시오리 뒤로 두고
어린 누의 산소를 묻고 왔오.
해마다 봄ㅅ바람 불어를 오면,
나드리 간 집새 찾어 가라고
남먼히 피는 꽃을 심고 왔오.
주석
서낭산골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을 모신 서낭당이 있는 산골. 마을 어귀의 고갯마루를 가리키는 향토적 지명이다.
시오리(十五里) 십오 리. 약 6킬로미터 되는 거리.
집새 집을 찾아드는 새. 죽은 어린 누이의 넋을 새에 빗대어, 봄이면 제집(무덤)을 찾아오라는 뜻을 담았다.
남먼히 남보다 먼저. '남먼히 피는 꽃'은 봄에 가장 일찍 피는 꽃을 뜻한다.
심상·해설
서낭산골 너머에 어린 누이를 묻고, 봄이면 그 넋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오라고 무덤가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을 심는 오라비의 애틋한 슬픔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