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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1 (3장)
1920년대

바다1 (3장)

정지용 · 1920년대
고래가 이제 횡단(橫斷) 한 뒤 해협(海峽)이 천막(天幕)처럼 퍼덕이오. ...힌물결 피여오르는 아래로 바독돌 자꼬 자꼬 나려가고, 은(銀)방울 날리듯 떠오르는 바다종달새... 한나잘 노려보오 훔켜잡어 고 빩안살 빼스랴고. * 미억닢새 향기한 바위틈에 진달레꽃빛 조개가 햇살 쪼이고, 청제비 제날개에 미끄러저 도-네 유리판 같은 하늘에. 바다는- 속속 드리 보이오. 청댓닢 처럼 푸른 바다 봄 * 꽃봉오리 줄등 켜듯한 조그만 산으로- 하고 있을까요. 솔나무 대나무 다옥한 수풀로- 하고 있을까요. 노랑 검정 알롱 달롱한 블랑키트 두르고 쪼그린 호랑이로- 하고 있을까요. 당신은 「이러한 풍경(風景)」을 데불고 힌 연기 같은 바다 멀리 멀리 항해(航海)합쇼.

주석

횡단(橫斷) 가로질러 건넘.

해협(海峽) 육지 사이에 끼어 두 바다를 잇는 좁은 바닷길.

빩안살 빨간 살. 바다 종달새(또는 해 그림자)의 붉은 부분을 가리킨다.

다옥한 다복한, 풀이나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모양.

블랑키트 blanket. 담요. 호랑이 가죽의 알롱달롱한 무늬를 담요에 빗댄 외래어.

데불고 데리고. '데불다'는 '데리다'의 방언.

심상·해설

고래가 지나간 봄 바다가 천막처럼 퍼덕이고, 진달래빛 조개와 청제비가 유리판 같은 하늘에 어우러진 투명한 바닷속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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