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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1930년대

가을

윤곤강 · 1930년대
구월구일(九月九日)에 아으 약(藥)이라 먹는 황화(黃花)고지 안해 드니 새셔가 만하얘라 ―동동(動動)에서 한 밤 동안에 나무잎들이 피투성이가 되고 해질 무렵이면 하늘가엔 노을도 고웁게 선다 바람 속엔 항상 암사슴의 배꼽내가 풍기고 바람 속엔 항상 애끊는 피리의 가락이 운다

주석

동동(動動) 고려가요의 하나로, 달마다의 세시 풍속과 임에 대한 정을 노래한 월령체 작품. 이 시의 머리에 9월령을 인용함.

구월구일(九月九日)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 국화를 감상하고 국화주를 마시던 가을 명절.

황화(黃花)고지 누런 국화꽃. '고지'는 '꽃'의 옛말.

새셔가 만하얘라 「동동」 원문의 구절로, '늦가을(서리 내릴 무렵)의 정취가 가득하구나'의 뜻으로 풀이됨.

애끊는 창자가 끊어질 듯이 몹시 슬프고 애가 타는.

심상·해설

하룻밤 새 핏빛으로 물든 나뭇잎과 곱게 타는 저녁노을, 바람결에 실려 오는 짐승 냄새와 애끊는 피리 소리가 깊어 가는 가을의 쓸쓸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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