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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래요
1920년대

무어래요

정지용 · 1920년대
한길로만 오시다 한고개 넘어 우리집. 앞문으로 오시지는 말고 뒷동산 새잇길로 오십쇼. 늦인 봄날 복사꽃 연분홍 이슬비가 나리시거든 뒷동산 새잇길로 오십쇼. 바람 피해 오시는이 처럼 들려시면 누가 무어래요?

주석

새잇길 사잇길. 두 곳 사이로 난 좁은 길. '새이'는 '사이'의 옛 표기.

복사꽃 복숭아나무의 꽃. 연분홍빛으로 늦봄에 핀다.

무어래요 '무엇이라고 하겠어요', 곧 '누가 뭐라 하겠어요'의 뜻으로, 남몰래 와도 흉될 것 없다는 속내.

심상·해설

늦봄 연분홍 복사꽃 이슬비 속에서, 남의 눈을 피해 뒷동산 사잇길로 살며시 와 달라 청하는 수줍고 설레는 마음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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