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바다5
바둑 돌 은
내 손아귀에 만져지는것이
퍽은 좋은가 보아.
그러나 나는
푸른바다 한복판에 던졌지.
바둑돌은
바다로 각구로 떠어지는것이
퍽은 신기 한가 보아.
당신 도 인제는
나를 그만만 만지시고,
귀를 들어 팽개를 치십시오.
나 라는 나도
바다로 각구로 떨어지는 것이,
퍽은 시원 해요.
바둑 돌의 마음과
이 내 심사는
아아무도 모르지라요.
주석
각구로 거꾸로. '각구로'는 '거꾸로'의 방언·옛 표기.
팽개를 치다 내던지다, 팽개치다. 여기서는 바둑돌처럼 나를 집어 바다로 던지라는 뜻.
심사(心思) 마음에 품은 생각이나 속내.
모르지라요 모르지요. '-지라요'는 '-지요'에 해당하는 방언투 종결.
심상·해설
손에 쥔 바둑돌을 푸른 바다 한복판에 던지듯, 나도 그렇게 던져져 거꾸로 가라앉고 싶다는 시원하면서도 쓸쓸한 속내가 잔잔히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