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바다2 (3장)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힌 발톱에 찢긴
산호(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루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이 앨쓴 해도(海圖)에
손을 싯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굴르도록
회동그란히 받쳐 들었다 !
지구(地球)는 연(蓮)닢인양 옴으라들고......펴고......
주석
재재발렀다 재빨랐다. 매우 날쌔고 빠른 모양.
변죽 그릇이나 물건의 가장자리. 여기서는 바다의 가장자리·해안선을 뜻한다.
해도(海圖) 바다의 깊이·해안선 따위를 나타낸 바다 지도. 여기서는 화자가 손질해 그려낸 바다 자체를 빗댄다.
회동그란히 동그랗게, 둥근 모양으로.
심상·해설
달아나려는 바다를 푸른 도마뱀떼에 빗대 붙잡아 손질하고, 마침내 지구를 연잎처럼 오므렸다 폈다 받쳐 드는 거대한 상상의 스케일이 인상적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