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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192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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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 1920년대
할머니 무엇이 그리 슬어 우십나? 울며 울며 녹아도(鹿兒島)로 간다. 해여진 왜포 수건에 눈물이 함촉, 영! 눈에 어른거려 기대도 기대도 내 잠못들겠소. 내도 이가 아퍼서 고향(故鄕) 찾어 가오. 배추꽃 노란 사월(四月)바람을 기차(汽車)는 간다고 악 물며 악물며 달린다.

주석

녹아도(鹿兒島) 일본 규슈 남단의 가고시마(鹿児島).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건너가던 곳으로, 유랑과 이산의 처지를 암시한다.

왜포(倭布) 일본에서 들여온 무명천. '해어진 왜포 수건'은 낡고 닳은 무명 손수건.

함촉 물기가 흠뻑 밴 모양. '함초롬'과 통하는 옛말.

영! '아이!' 정도의 감탄사.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낸다.

심상·해설

가고시마로 향하는 기차 안, 울음 그치지 못하는 할머니와 이 앓는 화자가 마주 앉고, 배추꽃 노란 사월 바람을 기차가 악물 듯 달려가는 식민지 유랑의 비애가 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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