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내 설움
능라도(능라도) 기슭의
실버드나무의 꽃이
한가로운 바람에 불려,
수면에 잔무늬를 놓을 때,
내 설움은 생겨났어라.
버들꽃의 향내는 아직도 오히려,
낙엽인 나의 설움에 섞이어,
저 멀리 새파란 새파란 오월의
하늘 끝을 방향 없이 헤매고 있어라.
주석
능라도(綾羅島) 평양 대동강 가운데 있는 섬. 버드나무가 우거진 경치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실버드나무 가지가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수양버들.
심상·해설
대동강 능라도 기슭에서 실버들 꽃이 바람에 날려 물 위에 잔무늬를 놓을 때 돋아난 설움이, 새파란 오월 하늘 끝을 정처 없이 떠도는 봄날의 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