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기삼십이
기삼십이(其三十二)
잘난들 엇더하리
못난들 엇더하리
뺨만한 일생(一生)이니
꿈이란들 엇더하리
두어라 엇더하리만은
피가끓는 다음이랴
주석
뺨만한 일생 원문 '뺨'은 '뼘'의 표기로 보임. 한 뼘처럼 짧고 덧없는 한평생을 이르는 비유.
피가끓는 다음이랴 '피가 끓는 까닭이랴', 곧 끓는 피(열정·울분)가 있는 까닭에 그저 덧없다고만 둘 수 없다는 반어적 영탄. '다음'은 까닭·연유의 뜻.
심상·해설
한 뼘처럼 짧고 꿈같은 인생을 무어 따지랴 체념하면서도, 끝내 식지 않고 끓어오르는 뜨거운 피가 가슴 밑바닥에서 솟구치는 모순이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