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내창이 바다에 향했기에
내 창이 바다에 향했기에
저녁때면
창에 기대어
저—수평선을 바라봅니다.
백색의 아득한 해로海路—
내 시선視線은
멀리 흰 돛에 닿았건만
그러나 나는
누구 오기를 기다림도 아닙니다.
마음없이
옛날 노래도 부르며
집 지키는 소녀처럼
또 휘파람 붑니다.
슬픈 일과가 거듭는 동안
물결은 부딪쳐
사주砂洲의
빈 조개껍질을 몇 번이나 옮겼는고!
오늘도 해가 저물어
엷은 볕 물 위로 사라지고
무심한 갈매기만
저 홀로 섬을 돕니다.
주석
해로(海路) 바닷길. 배가 다니는 길.
사주(砂洲) 물결에 밀려 쌓인 모래톱.
심상·해설
저녁 바다 수평선의 흰 돛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휘파람을 부는 사이, 물결이 모래톱의 빈 조개껍질을 옮기고 갈매기만 홀로 섬을 도는 쓸쓸한 풍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