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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칠장
1930년대

매화 칠장

정인보 · 1930년대
내어대 앉았는가 여기아니 타곳인다 불현듯 매화생각 저꽃이야 옛 '내'렸다. 방안에 그림자지니 '가지'벌써 반겨라. 눈펄펄 나는새벽 분(盆)소식이 어떠한고 어제껏 겨우희끗 하룻밤에 '불었'는가 향기야 '어느새'저만 '마치'는 듯 하여라. 분홍도 엷으실사 그런듯다 도로회다 다섯잎 반벌어져 속술잠깐 보이단말 마침아 달돋아오니 어이 '잘'까 하노라. 앞으로 고운자태 '등'보이려 돌아선가 어디는 드문드문 다닥붙어 헤 푸기도 '맨'위의 외로핀송이 더욱 '엄전'하여라. 옆에선 괴괴터니 멀찍어니 알았어라 잠깨어 두굿찬데 향내 '왈딱' 몇번인고 행여나 맡으려마소 맘없어야 오느니. 자겨오 넘는나무 '철'을 먼저 당기는다 '산고대' 바로한참 '문풍지'야 떨고말고 봄소식 '눈'에 들으니 겨울몰라 하노라. 바바가 '붓'이된날 '외로'어이 변치않아 옛향기 가득 '품고' 이산골을 찾아'듣'고 꽃 '귀엽'받으러가니 '끼' '넘진'들 어떠라.

주석

분(盆) 화분. 매화를 심은 분재를 가리킨다.

산고대 된추위. 살을 에는 듯한 매운 추위를 이르는 옛말.

엄전하다 태도나 행실이 정숙하고 점잖다는 뜻의 옛말.

두굿차다 흐뭇하고 자랑스럽다는 뜻의 옛말.

심상·해설

눈 펄펄 내리는 새벽 화분에서 하룻밤 새 피어난 매화 한 송이, 반쯤 벌어진 다섯 꽃잎과 은은히 왈칵 끼쳐오는 향기, 그리고 문풍지 떠는 된추위 속에서도 봄을 먼저 알리는 매화의 단정한 자태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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