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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봄
1930년대

이땅의 봄

강경애 · 1930년대
지금은 봄이라 해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 해도 이 땅에는 봄인 줄 모를레 모를레 안개비 오네 앞산 밑에 풀이 파랬소 이 비에 조싹이 한 치 자라고 논둑까지 빗물이 가득하련만 아아 밭갈이 못했소 논갈이 못했소 흙 한 줌 내 손에 못 쥐어 봤소

주석

소생(蘇生) 거의 죽어 가다가 다시 살아남. 봄에 만물이 되살아남을 이름.

노갈이 '논갈이'의 표기. 논을 가는 일.

한 치 길이의 단위로 약 3센티미터. 여기서는 조 싹이 조금 자란 정도를 이름.

심상·해설

안개비에 앞산 풀이 파래지고 조 싹이 돋는 완연한 봄이건만, 정작 밭 한 뙈기 갈지 못하고 흙 한 줌 쥐어 보지 못한 농민의 빈손이 봄의 생기와 대비되어 시린 비애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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