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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
1930년대

연 2

김영랑 · 1930년대
좀평나무 높은 가지끝에 얽힌 다 해진 흰 실낫을 남은 몰라도 보름전에 산을 넘어 멀리 가버린 내 연의 한알 남긴 설움의 첫씨 태어난뒤 처음 높이 띄운 보람 맛본 보람 안 끊어졌더면 그럴수 없지 찬바람 쐬며 콧물 흘리며 그 겨울내 그 실낫 쳐다보러 다녔으리 내 인생이란 그때버텀 벌써 시든상 싶어 철든 어른을 뽐내다가도 그 실낫같은 病의 실마리 마음 어느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어 얼거리면 아이고! 모르지 불다 자는 바람 타다 꺼진 불똥 아! 인생도 겨레도 다 멀어지던구나

주석

좀평나무 느릅나무과의 낙엽 활엽 교목인 '풍게나무'를 이르는 방언으로 풀이된다.

그때버텀 '그때부터'의 방언형.

시든상 싶어 '시든 듯싶어'. 이미 시들어 버린 것 같다는 뜻.

불ㅅ동 불똥. 타다 떨어지는 불의 부스러기.

심상·해설

겨울 나뭇가지 끝에 얽힌 채 해져 버린 흰 연줄을 올려다보며, 멀리 날아가 버린 연을 인생의 첫 설움이자 병의 실마리로 떠올리는 쓸쓸한 정경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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