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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3
1920년대

가을 3

김억 · 1920년대
그저 가을만은 돌아가신 옛 님의 생각처럼, 살뜰하게 가슴 속에 숨어들어라. 지금이야 야릇하게도 웃음을 띤 눈이나 핼금하게 파리한 가엾은 그 얼굴과, 하얗게도 병적(病的)의 연약한 손가락이나마, 그나마 다 잊혀지고, 남은 것이란 살뜰하게도 잊지 못할 달큼한 생각뿐. 살뜰하게도 못 잊을 그 생각만은 없어져 다한 옛 꿈을 쫓는 듯이도, 날카로운 ‘뉘우침’의 하얀 빛과 어둑하게도 모여드는 ‘외로움’을 하소연한 맘속에 부어 놓을 뿐. 그저 가을만은 가신 님의 옛 생각처럼, 못 잊게도 가슴 속에 숨어들어라.

심상·해설

가을이 찾아들 때마다 세상을 떠난 옛 님의 파리한 얼굴이 가슴 깊이 떠오르고, 뉘우침의 하얀 빛과 외로움이 마음속에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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