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
적적(寂寂)히
다만 밝은 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습니다.
왜 그런지야 알 사람이 없겠습니다마는,
어두운 바에 홀로히 누웠으려면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습니다.
왜 그런지야 알 사람이 없겠습니다마는,
탓을 하자면 무엇이라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주석
적적(寂寂)히 외롭고 쓸쓸하게, 고요하고 적막하게.
바 ‘방(房)’의 옛 표기 또는 오기. 어두운 방을 뜻한다.
홀로히 ‘홀로’에 부사형 어미를 더한 옛 표현. ‘홀로, 외로이’의 뜻.
심상·해설
고요한 밤 홀로 등불을 마주하거나 어두운 방에 누웠을 때, 까닭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어지는 막연한 외로움과 적막감이 잔잔히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