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누외루
술을 마시고 싶어서 인호상이(引壺觴而) 자작(自酌)할까
가슴 속 타는 불을 꺼보려는 심사(心思)로다
취하여 난간(欄杆)에 기대서니 어울리지 않더라.
주석
누외루(樓外樓) 중국 항저우 서호(西湖) 가에 있는 이름난 누각이자 음식점. 시인이 중국에 머물 때 그곳에서 지은 시조이다.
인호상이(引壺觴而) 자작(自酌)할까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중 '술병과 술잔을 끌어당겨 혼자 따라 마신다(引壺觴以自酌)'는 구절에서 따온 표현. 홀로 술을 따라 마신다는 뜻이다.
심사(心思) 마음에 품은 생각이나 마음보.
심상·해설
이름난 누각에 올라 가슴속 타는 울분을 술로 달래려 혼자 잔을 기울이지만, 취해 난간에 기대 봐도 어쩐지 어울리지 않아 더 쓸쓸한 나그네의 모습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