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화인
푸시식, 푸시식……
여보세요, 애인이여,
어찌하면 남의 가슴 위에
이렇게도 아프고 쓰라리게
새빨간 화인(火印)을 눌러 줍니까?
한번 화인 맞으면 고칠 수 없는
영구한 허물이 생기겠습니다,
하여 언제나 그 상처가 혼자 남아
철을 따라 아프게 되겠습니다.
푸시식, 푸시식……
여보세요, 애인이여,
사랑의 뜨거운 키스의 감주(甘酒)에 취한
당신의 가슴에는 동계(動悸)가 높습니다,
암만하여도 이 동계를 고쳐 드리려면
따끔하도록 화인을 눌러야
취한 것도 깨어 정신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이 화인을 한번 맞으면
언제나 그 여독(餘毒)은 남아 생각나게 됩니다.
주석
화인(火印) 불에 달구어 찍는 쇠도장, 곧 낙인(烙印).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상처를 비유함.
감주(甘酒) 단술, 식혜. 여기서는 달콤하게 취하게 하는 입맞춤을 비유함.
동계(動悸)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심장의 고동.
여독(餘毒) 다 풀리지 않고 남아 있는 독기. 사랑이 남긴 후유증을 뜻함.
심상·해설
달군 쇠도장처럼 가슴에 찍히는 새빨간 낙인으로 사랑을 그려, 한번 데이면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그 달콤한 아픔의 감각이 생생하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