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가는 봄 지는 꽃에
깊은 봄을 좋아라 지저귀는 새들
이 심사 둘 곳 없어 사창(紗窓)을 걷고
거문고로 이 상사(相思) 하소를 할 제
바람엔 꽃 제비들 휘날리는구나.
죽원춘심조어다(竹院春深鳥語多) 잔장함루권창사(殘粧含淚捲窓紗)
요금탄파상사곡(瑤琴彈罷相思曲) 화락동풍연자사(花落東風燕子斜)
봄철이 좋으련가 새들은 노래로다
사창(紗窓)을 걷어 놓고 거문고 타노라면
꽃잎은 바람에 지고 제비만 나나니
주석
사창(紗窓) 얇은 비단(깁)을 바른 창. 규방의 창을 이르는 말.
상사(相思) 서로 그리워함, 또는 한쪽이 임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마음.
요금(瑤琴) 옥으로 꾸민 아름다운 거문고. 원문 한시의 '요금탄파'에서 온 말.
죽원춘심조어다(竹院春深鳥語多) 이 작품은 한시를 곁들여 옮긴 역시(譯詩)로, 인용된 한시 구절의 정경을 우리말로 풀어 노래한 것이다.
심상·해설
봄이 무르익어 새가 지저귀는 규방에서 거문고로 그리움을 풀어내는데, 바람에 꽃잎이 지고 제비가 비껴 나는 정경이 애틋함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