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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원 2
1920년대

규원 2

김억 · 1920년대
다락에 가을 깊어 울안은 비고 서리 싸인 갈밭을 기러기 앉네. 거문고 한 곡조(曲調)에 님 어디 가고 연꽃만 들못 우에 맥(脈)없이 지네. 月樓秋盡玉屛空 霜打蘆洲下暮鴻 월루추진옥병공 상타노주하모홍 瑤瑟一彈人不見 藕花零落野塘中 요슬일탄인불견 우화영락야당중 다락에 가을 깊고 갈밭에 서리 쌘제 거문고 한 곡조(曲調)에 그 님은 간데없고 연꽃만 들못에 지며 신세(身勢) 탄식(歎息) 하더라.

주석

규원(閨怨) 규방 여인의 원망과 시름. 임을 그리며 홀로 지내는 여인의 한을 노래하는 한시의 한 갈래.

月樓(월루) 달 비치는 누각. 여인이 홀로 머무는 다락을 가리킨다.

玉屛(옥병) 옥으로 꾸민 병풍. 화려한 규방의 세간을 뜻한다.

蘆洲(노주) 갈대가 우거진 물가의 모래톱.

瑤瑟(요슬) 옥으로 꾸민 거문고 비슷한 현악기 ‘슬(瑟)’.

藕花(우화) 연꽃. ‘藕’는 연뿌리를 뜻하나 여기서는 연꽃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가을 깊은 누각에 임은 떠나고, 서리 내린 갈대밭에 기러기가 앉으며 들 연못 위로 연꽃이 맥없이 져 내리는 쓸쓸한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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