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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꺾고
1920년대

꽃을 꺾고

김억 · 1920년대
고요이 문을 나와 뜰을 거니니 무료탈가 봄날이 하도 길길래, 꽃송이를 머리에 꽂고 나서니 지내는 벌과나비 개웃거리네. 종용보창외 창외일지지 절화삽옥빈 봉접과상규 봄날이 무료하야 뜰우를 거닐이다 한송이 꽃을꺾어 머리에 꽂고나니 지내는 벌과나비가 개웃개웃 하더라.

주석

종용보창외 창외일지지 / 절화삽옥빈 봉접과상규 원시의 한시 부분. ‘조용히 창밖을 거니니 창밖의 해는 더디고, 꽃 꺾어 고운 귀밑머리에 꽂으니 지나던 벌과 나비가 서로 엿본다’는 뜻. 김억이 옛 한시를 우리말로 옮긴 역시(譯詩)이다.

옥빈(玉鬢) 옥같이 고운 귀밑머리. 여인의 아름다운 살쩍을 가리킴.

심상·해설

긴 봄날 무료함에 뜰을 거닐다 꽃 한 송이 꺾어 머리에 꽂으니, 지나던 벌과 나비마저 갸웃거리며 곁을 맴도는 환하고 정겨운 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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