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1910년대
봄은 간다
밤이로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주석
검은 내 '내'는 안개나 연기를 뜻하는 옛말. '검은 내 떠돈다'는 검은 안개가 떠돈다는 뜻.
심상·해설
저무는 봄밤, 검은 안개가 떠돌고 종소리가 비껴 흐르는 가운데 꽃이 지고 새가 슬피 운다. 가는 봄을 붙잡지 못하는 애틋한 상실감이 짧은 행마다 스민다.
낭독 지시
Style: 낮고 잔잔하게 읊조리되 두 행씩 짝지어 읽고, 행 끝마다 한 박 쉼. 마지막 두 행은 한층 가라앉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