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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들고
1920년대

거울을 들고

김억 · 1920년대
창(窓)밖엔 풀이 자라 우거졌소이다 이 마음 풀 길 없어 밤을 샙니다. 아침인제 일어나 거울 대(對)하니 뜬시름에 눈썹도 말 아니외다. 雲母窓前草色萋 相思一夜夢魂迷 운모창전초색처 상사일야몽혼미 朝來坐對靑銅鏡 愁裏蛾眉擺不齊 조래좌대청동경 수리아미파부제 님 이별(離別) 속이 설어 온밤을 새웠고야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들어보니 눈썹도 시름에 지쳐 들쑥날쑥 하외다.

주석

雲母窓(운모창) 운모(돌비늘)를 끼워 만든 창. 화려한 규방의 창을 가리킨다.

靑銅鏡(청동경) 청동으로 만든 거울. 옛 여인이 화장할 때 쓰던 거울.

蛾眉(아미) 누에나방의 더듬이처럼 가늘고 길게 그린 고운 눈썹. 미인의 눈썹을 가리킨다.

相思(상사)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

심상·해설

임을 그리며 잠 못 이루고 밤을 지새운 여인이 아침에 거울을 드니, 시름에 지쳐 눈썹마저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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