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고향 생각 (죽서)
난간을 기대서니 시름 끝없고
북풍(北風)의 눈보라에 날은 저문데
구름 밖에 외치는 기러기 소리
바라보니 고향(故鄕)은 머나먼 동편(東便).
獨倚欄干恨更長 北風吹雪夜昏黃 독의난간한갱장 북풍취설야혼황
數聲鴻雁遠雲外 東望故園天一方 수성홍안원운외 동망고원천일방
서름을 못내 금(禁)해 난간을 기대서니
북풍(北風)은 눈을 몰고 날세는 황혼(黃昏)인데
외치는 기럭 소리에 고향(故鄕) 생각 나더라.
주석
죽서(竹西)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 박죽서(朴竹西). 본 시는 죽서의 한시를 김억이 번역한 것이다.
鴻雁(홍안) 큰 기러기와 작은 기러기. 멀리 소식을 전하거나 고향을 그리는 정한을 상징한다.
故園(고원) 고향의 옛 동산. 고향을 가리킨다.
天一方(천일방) 하늘 한 모퉁이.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고향 쪽을 뜻한다.
날세 ‘날씨’의 옛 표기.
심상·해설
북풍에 눈보라 몰아치는 황혼 녘 난간에 홀로 기대선 이가, 구름 밖에서 우짖는 기러기 소리를 들으며 동쪽 머나먼 고향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