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화월야
하늘에 찬 밝은 달 꽃밭에 차고
꽃빛 달빛 그림자 어려 존 것을
달이런 듯 꽃인 양 님과 즐기니
세상영욕(世上榮辱) 이곳에 모였다 하리.
滿天明月滿圓花 花影相添月影加 만천명월만원화 화영상첨월영가
如月如花人對坐 世間榮辱屬誰家 여월여화인대좌 세간영욕속수가
가득한 하늘 달이 꽃밭에 가득한 제
꽃과 달 서로 어려 그림자 고운 것을
이 중(中)에 님과 즐기니 무슨 한(恨)이 있으랴.
남편(夫子)과 같은 운을 써서 주고받은 시이다. 대가 되는 시는 다음과 같다.
三更明月仲春花 花正華時月色加 삼경명월중춘화 화정화시월색가
隨月看花人又至 無雙光景在吾家 수월간화인우지 무쌍광경재오가
1, 2, 4구의 花 加 家를 동일하게 했다.
주석
화월야(花月夜) 꽃과 달이 어우러진 밤. 제목의 한자어.
세상영욕(世上榮辱) 세상살이의 영화로움과 욕됨.
滿天明月滿圓花 花影相添月影加 / 如月如花人對坐 世間榮辱屬誰家 이 시조가 옮긴 원래 한시. 하늘 가득한 밝은 달과 동산 가득한 꽃, 꽃 그림자에 달 그림자가 더해지는데, 달 같고 꽃 같은 임과 마주 앉으니 세간의 영욕이 뉘 집 일이랴는 뜻.
夫子(부자) 여기서는 '남편'을 높여 이르는 말. 작가가 남편과 같은 운(韻)으로 시를 주고받았음을 가리킴.
三更明月仲春花 花正華時月色加 / 隨月看花人又至 無雙光景在吾家 남편이 화답한 한시. 삼경의 밝은 달과 한봄의 꽃, 꽃이 한창일 때 달빛이 더하니, 달 따라 꽃 보러 사람이 또 이르매 둘도 없는 광경이 우리 집에 있다는 뜻.
심상·해설
하늘 가득한 달빛이 꽃밭에 내려앉아 꽃 그림자와 달 그림자가 어우러진 봄밤, 임과 마주 앉아 세상 시름을 잊고 즐기는 더없이 정겨운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