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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해
1920년대

둥근 해

김소월 · 1920년대
솟아오다 둥근 해 해족인다 둥근 해 끊임없이 그 자체 타고 있는 둥근 해. 그가 솟아올 때면 내 가슴이 뛰논다 너의 웃음 소리에 내 가슴이 뛰논다. 물이 되랴 둥근 해 둥근 해는 네 웃음 불이 되랴 둥근 해 둥근 해는 네 마음. 그는 숨어 있것다 신비로운 밤빛에 너의 웃는 웃음은 사랑이란 그 안에. 그는 매일 걷는다. 끝이 없는 하늘을 너의 마음 헤친다. 생명이란 바다를. 밝은 그 볕 아래선 푸른 풀이 자란다 너의 웃음 앞에선 내 머리가 자란다. 불이 붙는 둥근 해 내 사랑의 웃음은 동편 하늘 열린 문 내 사랑의 얼굴은.

주석

해족인다 ‘해죽인다’, 곧 소리 없이 방긋 웃는 모양. 떠오르는 해를 웃는 얼굴에 빗댔다.

있것다 ‘있구나/있겠다’의 옛 종결. 영탄의 어조를 담는다.

내 머리가 자란다 ‘머리’를 ‘마음·생각’의 뜻으로 보아, 사랑 앞에서 마음이 자라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심상·해설

동편 하늘에 방긋 떠오르는 둥근 해를 사랑하는 이의 웃는 얼굴에 겹쳐 보며, 그 빛 아래 풀과 마음이 함께 자라나는 환하고 생명력 넘치는 사랑의 장면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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