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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
1930년대

후드

박용철 · 1930년대
겨울철이 아니었더라 우리 사랑이 벌려졌을 땐 장미꽃 한창 필 때 되어서— 우리는 지날결에 그를 꺾었었다 상스러운 계절(季節)은 우리 이른 사랑 위에 이맛살 찌푸리지 않았다 아니다—세상은 꽃으로 새로이 관을 쓰고 우리 처음 만났을 때 해가 저물어서 내가 네게 작별하면 너는 새로 나를 꼭 붙들더니 장미꽃 한창 필 때여서— 우리가 지날결에 그를 꺾었었다

주석

후드 토머스 후드(Thomas Hood, 1799~1845). 영국 시인. 사랑이 시작되던 장미의 계절을 회상하는 연애시를 박용철이 옮긴 것이다.

상스러운 계절 여기서 '상스럽다'는 천하다는 뜻이 아니라, 꽃이 만발해 사랑에 어울리는 '후하고 넉넉한' 철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쓰였다.

지날결 '지나가는 길에, 지나는 김에'라는 뜻의 옛말 '지날결에'.

심상·해설

장미가 한창 피던 계절, 지나는 길에 무심히 꽃을 꺾던 그 시절에 사랑이 피어났다. 만발한 꽃으로 관을 쓴 세상이 두 사람의 풋사랑을 따스하게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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