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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PALOMA
1930년대

LA PALOMA

윤곤강 · 1930년대
…물찬 제비로다 이렇게 말해봐도 시원치 않다 죄스러울 듯 귀여운 그 모양 이무기처럼 징그럽도다 고운 눈초리 앵두처럼 새빨갛도다 기름진 입술 능금처럼 먹고 싶도다 뜨거운 볼따구니 박꽃인 양 하얗도다 벌어진 이빨 버들인 양 하늘거리도다 호촐대는 허릿통 제비인 양 날아갈 듯 날씬한 몸 맵시로다 두 손으로 턱을 고이고 말없이 앉아 무서운 듯 어여쁜 그 모양을 쏘아볼 때 빵긋 웃는 백합꽃이 송이송이 피어난다

주석

LA PALOMA 스페인어로 '비둘기'. 동명의 유명한 스페인 가곡에서 따온 제목으로, 사랑하는 이를 가리킴.

물 찬 제비 물을 차고 날렵하게 나는 제비처럼 맵시 있고 날씬한 모습을 이르는 말.

능금 재래종의 작은 사과.

호촐대는 호리호리하고 가냘프게 흔들리는 모양을 나타낸 말.

심상·해설

앵두처럼 붉은 입술과 박꽃처럼 흰 이, 버들처럼 하늘거리는 허리를 가진 사랑스러운 여인을 바라보다 백합꽃 같은 웃음에 마음이 환해지는 장면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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