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정희를 가름하야
초ㅅ불이 무어완대 멀거니 바랃는고
품이 그립단 말이야 참아하랴
네얼골 다만바랃고 손을쥐여 보고저
웃읍다 웁읍다하며 제절로 나는눈물
운다 운다 웃으니들 무어그리 웃으운고
날다려 어리석단가 저도보면 알것을
남달리 녀겼더니 내하어이 어리석어
밝은달이 원망될줄 이제야 깨달은고
가지를 울리는바람아 고이건너 가렴아
그윽한 닭의우름 하멀리 들려온다
달근한 잠은 널좇아 거기간가
벼개만 뺨을만지니 헡든하다 하올가
눈에자최 아른아른 가슴만 문듯메여
또렷한 그림을 들어보니 돌오심ㅅ증
이렇듯 못잊을놈을 어이뗀고 싶어라
너도공주 아니언디 내사무슴 왕자라냐
이야기 가운대 나오는 사람같이
떨어져 서로기리기만은 무슴일고 싶어라
주석
정희 박용철이 그리워하는 여인의 이름. 이 시는 임 '정희'를 향한 그리움을 대신하여(가름하여) 노래한 것이다.
돌오심ㅅ증 도리어 일어나는 심증(心症), 곧 마음의 병이나 걱정. '돌오'는 '도리어'의 옛말.
달근한 달콤한. 단잠의 달콤함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촛불을 멀거니 바라보며 잠 못 드는 밤, 멀리 닭 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빈 베개만 뺨에 닿는 가운데, 이야기 속 인물처럼 멀리 떨어져 그리워만 하는 사랑의 안타까움이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