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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에도 삼짇날
1920년대

삼월에도 삼짇날

김억 · 1920년대
잎 피고 꽃 열리려는 때가 되거든 꽃의 서울, 환락의 평양을 잊지 말아라, 잔잔한 대동강 위에는 떠노는 기러기, 능라도(綾羅島)에는 새움을 돋히는 실버드나무의. 보아라, 모란봉(牡丹峯) 가의 소나무 아래에는 삼가는 듯이 소근거리는 모란꽃 같은 말이 애인과 애인의 입술로 숨어 헤매지 않는가. 오늘은 삼월에도 첫 삼짇날, 강남의 제비도 옛길을 안 잊고 오는 날, 애인의 첫 삼짇날은 인세(人世)뿐만이 아니여. (보아라, 공중에도 떠도는 애인의 첫 삼짇!)

주석

삼짇날 음력 3월 3일.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봄의 명절.

능라도(綾羅島) 평양 대동강에 있는 섬. 버드나무가 우거진 경승지로 유명하다.

모란봉(牡丹峯) 평양의 명승지인 봉우리. 원문의 '牧丹峯'은 모란봉(牡丹峯)의 표기.

인세(人世) 사람이 사는 세상. 인간 세상.

심상·해설

삼짇날 봄을 맞은 평양의 대동강과 능라도, 모란봉을 배경으로 제비가 돌아오고 연인들의 속삭임이 꽃처럼 피어나는 화사한 봄 정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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