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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녀의 노래 3
1920년대

빈녀의 노래 3

김억 · 1920년대
가위로 사둑사둑 옷 말로라면 치운밤에 손끝이 호호 불니네. 싀집사리 길옷은 밤낮이건만 이내몸은 해마다 새우잠인가. 手把金剪刀 夜寒十指直 수파금전도 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 年年還獨宿 위인작가의 년년환독숙 품파리 바느질로 지내는 이아가씨 밤낮을 싀집사리 남의옷 지으나마 해마다 그몸은 되려 새우잠만 자나니.

주석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한시 원구. '손에 쇠 가위를 쥐고'라는 뜻으로, 본문의 우리말 시는 이 한시를 옮긴 것이다.

嫁衣(가의) 시집갈 때 입는 혼례 옷. 남의 시집갈 옷은 지어 주면서 정작 자신은 해마다 홀로 새우잠을 잔다는 대비가 담겼다.

새우잠 새우처럼 몸을 잔뜩 옹크리고 자는 잠. 외롭고 고단한 처지를 빗댄 표현으로, 한시의 '독숙(獨宿, 홀로 잠)'에 대응한다.

심상·해설

추운 밤 가위로 남의 시집갈 옷을 마름질하며 손끝이 호호 시린데, 정작 자신은 해마다 홀로 새우잠만 자는 가난한 삯바느질 처녀의 서글픈 신세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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